거재두량(車載斗量)
물건을 수레에 싣고 말로 된다는 뜻으로 물건이나 인재 따위가 흔해서 귀하지 않다는 말이다.
車 수레 거
載 실을 재
斗 말 두
量 헤아릴 양
삼국지에 나오는 말로 수레 싣고 말을 셈할 수 있을 정도라는 뜻이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재라는 뜻으로 긍정적으로는 풍족함을 뜻하지만 반대로 너무나 흔하다는 부정적 의미로도 해석이 된다.
전쟁이 일어나면 인재를 모으기를 힘써야 한다. 인재가 없으면 전쟁은 지기 마련이다. 삼국지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각국을 돌아다니며 유세하는 세객(說客)으로 이름을 떨친 재사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 장송이란 세객이 있었다.
- 세객(說客)이란 유려한 말솜씨로 유세를 하며 다리는 사람을 말한다.
처음 그는 익주자사 유장의 밑에 있었다. 어느 날 유장이 장로에게 공격을 받았다. 장로는 자신의 어머니와 동생을 죽인 유장에게 원한을 품고 복수한 것이다. 쳐들어 온다는 말을 들은 유장은 사람들을 모아 회의를 했지만 뾰쪽한 수가 없었다. 이때 장송이 조조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거대한 권력을 지닌 조조가 유장 따위에 관심을 가질 리가 없었다. 하지만 장송은 포기하지 않고 사흘이나 기다려 겨우 만났다. 조조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때마침 조조의 모사 양수가 들어와 장송의 의도를 짐작하여 비꼬듯 말했다.
"유장에게 이토록 인재가 없단 말이오?"
그러자 장송은 이렇게 말했다.
"유장의 주위에는 문무를 겸비한 충성스런 사람이 수백 명이오. 그런 사람은 수레에 싣고 말로 잴 정도로 많소."
장송의 말을 듣고 양수는 얼굴이 벌개져 입을 다물었다고 한다.
<삼국지> <오주손권전>에도 동일한 단어가 등장한다.
오나라는 촉나라의 관우를 공격하여 죽여 촉 나라와 적대적이 된다. 촉나라는 오나라를 칠 군사를 보내게 되고 오나라의 군주였던 손권은 위 나라에 구원을 요청한다. 손권은 사자로 선출된 중대부 조자(趙咨)에게 이렇게 말한다.
"절대 오나라의 체면을 손상시켜서는 안 되오."
조자(趙咨)는 명심하겠다고 했다.
위나라의 조비는 오나라의 조자가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알면서도 순진한 척 물었다.
"오나라 임금은 어떤 사람이오?"
그러자 조자는 이렇게 말한다.
"자애롭고 총명이 그지 없고 지략의 소유자이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허 과장이 지나치군요."
조비는 조자의 말에 비꼬듯 대답했다. 조비가 또 물었다.
"그럼 내가 만일 오나라를 공격한다면 어떻게 하겠소?"
"대국에 무력이 있다면 소국에도 방위책이 있습니다."
"오나라는 위나라를 두려워하고 있죠?"
"두려워하고 있다니요. 우리에겐 용맹한 군사 100만의 천험(天險, 지형이 요새처럼 험함)이 있소이다."
"그대와 같은 자가 얼마나 있소?"
"나 같은 자는 거재두량(車載斗量)할 만큼 있소이다."
조비가 탄복하며 말했다.
"사신으로 군주의 명령을 욕되게 하지 않음을 당신과 같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 분명하오."
위나라의 신하들은 듣고 모두 감동했다. 결국 조비는 자신의 군사를 내어주었다고 한다. 이 공으로 손권은 조자에게 상을 내리고 기도위를 직위로 승진시켰다고 전해진다.
지도자는 인재를 많이 두어야 한다. 인재를 많이 둔다는 말은 인재를 품을 수 있는 그릇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주변에 친구가 없다는 말은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주변에 친구가 없는 사람들의 특징은 주변의 사람들을 용납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비판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때로는 허물도 있고, 연약함도 있지만 받아주고 교정해 감으로 인재를 얻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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